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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WSLETTER No.159 April 2024

의학회 브리핑 (3)

◎ 세부전공과 소개 – 대한소아응급의학회 : 응급한 소아를 보는 의사들

백 소 현차의과학대 응급의학

북적거리는 소아 응급실, 특징은?

환자 이름 옆 정보에 나오는 나이가 굉장히 다양하다. 몇 살로 단순히 표기하기 어려운 경우가 소아들의 특이한 점이다. 태어난 지 며칠 안 된 아기들은 숫자 옆에 일 또는 D가 붙고, 몇 달 안 된 아이들은 달 또는 M이 붙는다. 몇 살로 표기되는 청소년 중에는 키가 180이 넘는 어른 같이 큰 아이들이 있다. 환자 리스트만 봐도 일반 응급실과는 차이가 있다.

소아과와도 차이가 있다. 아이들이 응급실에 방문하는 주 증상은 열, 구토, 복통, 경련, 뿐 아니라 두부외상, 교통사고, 다발성 외상에 이르기까지 소아에게서 응급하게 발생하는 거의 모든 질환과 외상을 담당한다. 소아과를 처음 배울 때 강조하는 ‘소아는 작은 어른이 아니다.’ 라는 말은 소아과적 질환 뿐 아니라 외상에서도 적용된다. 소아외상은 성인에서 발생하는 외상과는 다르게 접근해야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만 있는 희귀한 질환들도 있다. 선천성 질환이나 소아 특유의 빈도수 높은 질환들을 알고 있어야 하며 이에 대하여 만성적 치료가 아닌 급성 문제가 생겼을 때의 대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소아 응급실은 소아에게 발생하는 다양한 응급상황을 모두 알고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소아과에요? 응급의학과에요?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소아응급은 소아과와 응급의학과의 교집합 같은 느낌이지만 또 그와는 좀 다르다. 소아과는 소아의 여러 가지 질환들에 대하여 많이 알고 있고, 응급의학과에서는 소아 외상 관련 진료를 해왔다. 하지만 의학에서 중요한 것은 임상 경험이다. 소아가 응급한 상황에서 바로 대처할 수 있으려면 많은 교육과 경험이 필요하다. 또한 앞서 언급된 것처럼 희귀한 질환의 경우 정말 극소수이기 때문에 서로 케이스를 공유하고 공부해야 간접 경험을 쌓을 수 있고 실제 환자를 봤을 때도 그 간접 경험을 바탕으로 더 잘 대처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에 소아응급은 소아과도 응급의학과도 아니다. 다만 소아응급 환자를 많이 보고 공부하며 잘 보기 위한 전문의들의 세부전공이다. 전문의 자격은 소아과 응급의학과 외에도 소아 응급 환자에 관심 있는 모든 과에 열려 있다.

세부전공이 필요한 이유는?

아이들의 대다수는 사실 건강하다. 아이들은 회복력도 좋고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도 많지 않다. 하지만 소수의 중증 응급 아이들의 골든타임은 성인의 것보다 짧다. 또한 희귀병을 앓고 있거나 대사질환, 암 등을 가진 아이들을 치료할 때 연령부터 몸무게, 질환의 특징까지 고려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 소아 관련 연구를 찾아보면 제대로 된 연구보다 특정 케이스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소아를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하는 것이 쉽지 않고, 모든 소아가 동일한 치료 결과를 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때로는 한 가지 가이드라인으로 치료를 결정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소아는 여러 가지 케이스를 모으고 간접 경험을 쌓아야 실제 환자를 만났을 때 최선의 치료를 할 수 있다. 소아의 경우 기대여명이 많이 남아있고, 소아 한 명을 잃었을 때의 의료진의 타격감도 크기 때문에 여러 가지 케이스들에 대한 대비가 그 어떤 과보다도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대한소아응급의학회는 2008년 연구회를 창립하면서 시작되었다. 학술과 교육을 무엇보다 중요시 여겼기 때문에 연구재단 등재지를 발간하고 있으며 연간 많은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이는 간접 경험을 통해서 실력을 쌓고 소아 응급환자를 보는 두려움을 감소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소아응급의 장점은?

소아 응급실에는 드라마가 있다. 사연도 많고 때로는 의학적인 설명을 넘어서 감정적인 교류를 하기도 한다. 의료의 길로 들어서면 치료가 되는 질환보다 치료가 되지 않고 유지에 머무는 만성 질환이나 악화를 늦추는 암 같은 질환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소아는 골든타임이 짧지만 그 안에 치료가 되면 정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드라마틱하게 아이가 호전되어 퇴원한다. 한창 코로나 시기 경련이 멈추지 않아 응급실에 왔고 산소 포화도가 유지되지 않아 짧게 심폐소생술을 하고 기관 삽관을 한 아이가 급격히 좋아져 다음날 퇴원한 일이 있었다. 퇴원 전 마지막으로 격리실에 들어가 보니 아이의 의식도 또렷하고 이전과 다르지 않은 모습이라고 어머니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절망부터 희열까지 한순간에 느낄 수 있는 그런 드라마가 있는 곳이다.

한 말씀, 한 스푼

소아 응급이 기피하는 분야이고 힘든 분야임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학회에서 소아 응급 의료진을 보호할 수 있는 그리고 더 지원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하여 끊임없이 논의하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많은 교육과정과 집담회, 학술대회를 통하여 간접 경험을 늘려주고 훌륭하게 임상을 하실 수 있도록, 그래서 미래의 소아응급실이 유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떤 전문과도 상관없습니다. 혹시라도 관심 있는 전문의 선생님들이 계시다면 교육기관으로 지정된 병원에서 안전하게 경험을 쌓으시고 소아응급세부전문의를 도전해보실 수 있다고 조심스레 의견 드립니다.

# 대한소아응급의학회 : https://www.kspem.org/

대한의학회(https://www.kams.or.kr)
(06653) 서울특별시 서초구 반포대로 14길 42, 6층/7층 (서초동, 하이앤드타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