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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WSLETTER No.159 April 2024

의학회 브리핑 (2)

◎ 대한의학회 중개연구센터의 첫걸음과 나아갈 길

이 유 경대한의학회 정책이사/ 순천향의대 진단검사의학

대한의학회는 2024년 3월 기준 194개의 전문 의학회를 소속 회원으로 보유한 단체이다. 모든 의학 전문 분야를 포괄하고, 특정 분야에 국한하지 않으며, 소속 회원의 상생을 도모한다. 이 부분에서 생기는 의문은 대한의학회 중개연구센터 운영이 적절한지이다. 애매하다. 포괄하니 적합한 듯도 하고, 특정 전문성이 부족하니 현장 활용 기술로의 전환에 부적합하단 생각도 든다. 하지만 중개연구의 체계 구축 측면에서 우리나라 임상의학 전체를 아우르는 중계연구 시스템을 끌고 나갈 최적의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대한의학회는 2024년 중개연구 시스템 구축을 위한 첫발자국을 띠는 ‘대한의학회 중개연구센터’를 개소하였다. 이 지면을 빌어 센터 개소까지의 과정을 간략히 기록하고, 나아갈 방향, 고민하는 바를 정리하고자 한다.

중개연구 시스템 구축을 위한 시작은 2023년 시작되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제안으로 ‘임상학회 기반 중개연구 활성화 연구회’를 만들고, 정기적 모임을 통해 우리나라 중개연구가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토의하였다. 이 연구회에는 우리나라 의과학, 약학, 의료기기, 재생의료 분야에서 중개연구 관련 활동을 해온 13인의 전문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함께하였다. 수많은 복잡한 논의의 내용을 이 지면에 압축할 수는 없지만, 임상 현장이 중개연구의 핵심적 역할로 자리해야 함은 당연한데, 처한 환경과 조직의 작동 원리가 중개연구의 수행에 적합한지, 기초연구와 임상 현장 간 경험의 차이로 인한 인식의 간극, 임상 현장 적용을 목적함에 따른 규제 대응 필요성 등 녹록치 않은 주제를 두고 열띤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현장수요기반 중개연구 시스템의 구축에서 대한의학회의 정체성에 적합한 역할을 찾고 역량을 모으기로 하였다. 우리 의학회는 194개 전문학회의 협업을 끌어내고 또한 각 학회의 전문성을 적재적소에 발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운영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보유한다. 중개연구센터의 활동 목표는 의료현장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미충족 의료수요를 발굴하여 중개연구의 주제로 기획하고, 임무지향형 연구 수행 체계의 구축으로 연구 성과가 의료현장으로 환류되는 연쇄고리 형성의 촉진자(facilitator)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설정하였다(그림 1). 한마디로 표현해 건강하고 효율적인 중개연구 생태계의 구축이고 산하 194개 전문 의학회 소속 전문가들이 그 생태계에서 연구할 맛이 나게 만들고 싶다.

그림 1. 대한의학회 중개연구센터가 추구하는 중개연구 메카니즘

중개연구센터의 목표 달성을 위해 관련 이해관계자들이 끊임없이 협의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고, 과감히 시도할 필요가 있다. 중개연구센터 내 조직을 구성함에 이 측면을 가장 우선하였다. 2024년 현재 중개연구센터와 대한의학회,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관계를 그림 2에 간략히 표현하였다. 중개연구센터 조정위원회는 중개연구센터의 가장 상위 의사결정체로 의사결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설치되었다. 중개연구센터의 목표 달성을 위한 실행의 핵심 조직은 질환별 워킹그룹이다. 워킹그룹의 구성에서도 기간학회로 분류되는 전문의 배출 전문과목 26개 학회 중 질환 관련성이 높은 3개 학회의 추천 전문가 각 2인씩 총 6인과 1인의 PM(project manager)으로 구성하여, 내과계나 외과계, 지원 진료 각각의 전문성 관점에서 현장의 수요를 발굴하고 토의하는 협의체로 구성하였다. 구성된 워킹그룹은 2024년 신규 공모될 임상현장수요연계형 중개연구에 제시될 연구주제의 발굴을 위하여, 질환 연관 의학회 및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연구자 풀 대상 수요조사와 주제 선정을 워킹그룹 첫 업무로 진행하였다. 주어진 제한된 시간 속에 첫 시작은 중개연구센터와 소속 워킹그룹이 기존 연구 수요조사 및 선별의 틀 안에 들어가 기존 절차를 따라가는 것이었다. 이 과정으로 기존 절차가 설계된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고, 나아가 임상 현장의 전문성을 조화시켜야 할 필요성과 그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다. 실상 준비가 부족한 첫 시도였음에도 참여하는 워킹그룹 위원들의 열기는 대단하였고, 이해관계자 협의 구조의 힘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 2. 대한의학회 중개연구센터의 구조와 협력관계

2023년부터 이 중개연구센터 출범을 위해 관련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고 자료를 검토하며 머리에 정리되는 것은 ‘중개연구의 정의는 그것을 정의하는 자의 것’이라는 점이다. 그 정의는 계속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추구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그 개념에 공감한다. 미국의 중개연구를 주도하는 NCATS1) 는 다른 연구자들이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중개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촉매제로서의 정체성을 중개연구에 대한 전략원칙에서 밝히고 있다.2) ‘지원하지만, 간섭하지 않는다.’ 이 센터의 역할을 생각하며 늘 떠오르고, 가장 고민하게 되는 문장이다. 우리는 무엇을 “지원”할 것인가? 지원과 간섭을 가르는 지점은 무엇인가? 앞으로 풀어 가야 할 우리의 숙제이다.



대한의학회(https://www.kam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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