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신약 개발 과정이 제약사 내부의 자체 연구 활동 및 기술 기반만으로 이루어지는 폐쇄형 혁신의 형태였다면, 향후에는 제약사의 내부 연구 인력의 아이디어 및 기술뿐만 아니라 외부의 학계나 연구소 등으로부터 아이디어와 기술을 조달하고 내부 자원을 외부와도 공유하면서 신약을 개발하는 오픈이노베이션의 형태로 점점 전환되어 가고 있다. (참고로 오픈이노베이션이라는 개념은 버클리대학의 헨리 체스브로 교수가 2003년에 제시한 개념이다)

이와 같이 신약개발의 패러다임이 개방형 혁신으로 전환되게 된 데에는 제약업계가 다음과 같은 도전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신약 개발의 비용은 점점 상승하는데 비하여 성공률은 낮아지게 되어 전체적인 생산성이 하락하게 된 점, 신약에 대한 파이프라인이 고갈되어 가는 점, 신약의 연구 및 개발이 점차 글로벌화 되어가는 점, 약가 인하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는 점 등이 그것이다. (Khanna I. 2012)

제약회사와 아카데미아가 파트너십을 맺고 개방형 혁신 형태의 연구 개발 활동을 하여 성공한 사례를 다수 찾아 볼 수 있는데, 예를 들어 GSK와 영국의 임페리얼 컬리지가 합작으로 새로운 진통제 개발을 위한 drug discovery initiative를 구성한 사례, 제약회사 화이자가 2010년에 설립한 CTI (Center for Therapeutic Innovation)에서 23개 이상의 학술 기관들과 개방형 혁신 파트너십을 체결하여 중개연구를 진행한 사례, 머크(Merck) 사와 플로리다의 백신 및 유전자 치료 연구소(VGTI-FL)와의 공동 연구 협약 체결 등이 일부 사례이다.(Lacombe D 2013) 콜로라도 대학, 시애틀 연구소 등 9개 기관과 제약사인 Vertex Pharmaceuticals는 희귀질환인 Cystic Fibrosis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공동연구를 통하여 Ivacaftor (VX-770) 라는 신약을 2012년에 FDA로부터 신약 허가를 획득하기도 하였다.(Accurso FJ 2010)

국내 제약사의 경우에도 오픈 이노베이션의 중요성을 깨닫고 점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미약품의 경우 새로운 미래전략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을 제시하고 초기단계의 유망한 신약 후보 물질과 신생 벤처 등의 투자를 담당할 ‘한미벤쳐스’를 설립하였다. 대웅제약과 한올바이오파마의 경우 면역항암제의 개발을 위하여 KAIST 및 연세대학교와 공동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CJ헬스케어에서는 매년 2회씩 글로벌 R&D 오픈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뿐 아니라 아스트라제네타 및 로슈/제넨텍과 같은 다국적 제약사 또한 국내의 학계 및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같은 연구기관과도 오픈 이노베이션 형태의 글로벌 공동 연구를 위해 협약을 맺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제약기업과 대학 및 연구소 간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하여 미충족 수요가 있는 의료분야에 새로운 치료제가 성공적으로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문헌

• Accurso FJ et al. Effect of VX-770 in persons with cystic fibrosis and the G551D-CFTR mutation. N Engl J Med 2010. 363(21) 1991-2003
• Lacombe D et al. Academia-industry partnerships: are we ready for new models of partnership?: Eur J Cancer 2013 49(1) 1-7.
• Khanna I. Drug discovery in pharmaceutical industry: productivity challenges and trends Drug Discovery Today. 2012 17 (19-20) 1008-102
• 중앙일보 2016.07.13 국내제약사들 오픈이노베이션 열풍
•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글로벌공동연구 및 오픈이노베이션 활성화 프로젝트 추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알림마당 2014.03.06)